점심을 먹고 교회로 갔다
서너시간은 기도할 수 있겠다 싶었다
화장실에 먼저 들렀는데 입구에서 웬 초라한 할머니가 울상을 한 모습으로 말을 건넨다
할머니 말씀~~~새벽 예배 마치고 화장실에 왔는데 가방을 세면대에 두고 볼일 보고 나왔더니 누가 가방을 훔쳐갔다한다
주민증과 도장 돈도 10만원이 전제산인데 누가 훔쳐가서 차비도 없단다
교회에서 본적이 없는 분 같아서 몇구역이시냐
담당 목사님은 누구냐 물어봐도 동문서답
농약 먹고 죽고 싶다고 ~~~~
한참을 설명하시는데 나는 급해서 화장실을 들어가서
내 가방을 뒤졌다
하필 오늘 따라 돈이 한푼도 없네
차를 가져오니 돈을 챙기지 않는 습관 때문이다
은행가서 찾아야하나? 하고 생각하다 나와보니 할머니가 안계신다
어디로 가셨지?
잠간 기다려달라고 할걸~~~
사무실 가서 물어보니 우리교회 교인이 아니라한다
새벽에 가방 도난 당했다고 신고하셨다한다
만원 한장만 있었어도 빨리 드렸을걸~~~
은행가서 찾아서 조금 드리면 되는데 우물쭈물 하다가
그냥 가시게 했네
기도실에 들어가 앉았는데 기도가 안된다
다시 주변을 찾아봐도 안보이신다
교회는 돈 달라는 분도 더러 있다
상습적인 분들도 많아서인지
사무실에서 차비라도 드렸다는 말이 없네
나는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
나에게는 없어도 될 작은 돈이 그 할머니에게는 인생이 걸린 문제 일수도 있을걸~~~당장 차비도 없다 하였고 농약 먹고 죽고
죽고 싶다 했는데~~~~
참 불편하다
내 마음이 편치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