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침에 걸려온 반가운 전화

하라하연 2014. 8. 6. 20:51

메세지에 글이 떴읍니다

통화 한 번 바란다~~그리고 선생님의 이름이 적혀 있읍니다

중학교 때의 은사님이십니다

70이 좀 넘어신 선생님이십니다

바로 전화를 드리니 안받네요~~

 

가슴이 퉁퉁 뜁니다

선생님께 무슨 일이 있어신가?

왜 문자 하시고 전화는 안 받는거야?

 

그러나 통화가 되고 보니 안부 전화입니다

늘 건강이 시원치 않으신 분이기에 이렇게 잠시나마 나의 마음이 뛰었던겁니다

선생님은 어제 여고 동창회 갔다가 근간의 나의 안부를 들으셨다고 하시네요

우리 교회 권사님과 친한 분이 계셔서 권사된 소식과

아들 결혼 소식을 들었다고 하십니다

 

"왜 아들 결혼을 나한테 알리지 않았니?"

선생님은 그럴 수 없다며 서운해 하십니다

선생님에게는 아직도 제자가 많으십니다

"선생님이 어떻게 제자 자녀까지 신경을 써 주실수 있어요?

 부담 되실것 같아 연락을 못 드렸지요"

"너는 무슨 그런 말을 하니?

  제자가 다 같은 제자이니?"

연신 선생님은 서운해 하십니다

 

"그래. 며느리는 마음에 들고?"

"네. 좋은 며느리가 왔어요"

"그래... 너가 좋으니 착한 며느리가 왔을거다"

 

선생님을 생각하면 이미 세월은 15살의 중학교로 돌아갑니다

나는 참으로 감수성이 예민한~~ 그리고  시를 쓰는 아이였읍니다

매일 시 한편을 적어서 선생님 책상에 올려 놓습니다

선생님은 그 시를 평가해  주시고, 잘못을 잡아 주시고 가르쳐 주십니다

그 때는 선생님도 처녀적이었지요

 

 나는 선생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읍니다

학교 건물 옆 나무 밑에서 선생님과 같이 도시락을 먹던 기억은 잊히지 않습니다

나는 늘 선생님께 나의 속상함을 이야기하고~~

선생님은 내 이야기기를 들어 주시고 걱정 해 주시고~~

일일이 다 적을 수도 없을 만큼 선생님과의 추억이 많습니다

 

진주 개천 예술제가 있었던 가을 날~~

4명의 친구가 진주로 시를 쓰기 위해 가는데 선생님은 감기로 우리를 따라가지 못했읍니다

기차를 타고 중간 쯤 가는데~~

음악부를 담당하며 같이 가시는 선생님이 접은 쪽지 한장을 나에게 줍니다

감기로 부산에 계시는 선생님이 보내신거지요

그 종이에는 우리 4명의 이름이 적혀있고 우리들이 조심히 잘 다녀오라는 쪽지 편지입니다

시를 적을 때 가져야 하는 마음의 자세도 함께 적어 놓으셨읍니다

언제 이렇게 준비하여서 우리에게 전달 되었는지?

그 옛날에 참 궁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읍니다

 

모두 상을 받고 돌아 오던 날~(그 때는 전화가 없어서 서로 통화가 안되었을 때지요)

우리는 집으로 가지 않고 선생님 집으로 바로 갔읍니다

저녁인데~~ 아랫목에 4그릇의 밥이 두껑을 덮어서 이불 아래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네요

지금 생각해도 어쩌면 그렇게 서로 마음이 통했는지 알수가 없읍니다

집으로 가지 않고 선생님 댁으로 올 우리들을 기다리는 선생님~~

미리 4명의 밥을 준비하여 식지 않게 아래목에 묻어 두신 선생님~~

그 선생님에 그 제자들입니다

 

중 3때 감당 할 수 없는 가정의 어려움으로 사춘기인 나는 방황하기만 하고~~

그런 나를 염려 하셔서 늘 나를 다독거려 주셨던 선생님~~

선생님은 서울로 결혼하여 가셨읍니다

그러나 선생님과의 끈은 떼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내가 서울에 와서 힘들게 대학을 다닐 때도 선생님은 늘 옆에 계시고

내가 결혼을 하여서 문간방에 살 때에도 선생님은 찾아 오셨읍니다

어릴 적, 마음 둘 곳 없었던 나의 중학교 시절에 나의 마음이 되어 주셨던

나의 선생님은 아직도 나의 마음에 깊이 계십니다.

 

몇년 전에는 4명의 친구, 시를 쓰던 친구들이 모여서 선생님과 홍천 대명 콘도에서 하루를 보냈지요

우리와 하루를 같이 보내고 싶다고 하셨지요

 

나의 선생님. 고마우신 나의 선생님

많은 다른 제자들도 아직도 선생님을 잊지 않고  있읍니다

어디에 우리 선생님 같은 분이 있을까요?

 

 

선생님, 사랑합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  (0) 2014.09.21
우리집 나리  (0) 2014.09.02
죽음 직전에 하나님을 만난 성도  (0) 2014.07.09
우리반 아이들과   (0) 2014.06.30
우리집 나리  (0) 2014.06.29